카이리 어빙이 보스턴을 파이널에서 만난다. 절묘한 인연이다.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024 NBA 파이널이 열린다.


13년 만의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는 댈러스와 1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보스턴의 절실한 맞대결이다. 어느 쪽이 우승하든 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새기게 된다.


이번 파이널 매치업은 절묘한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댈러스의 카이리 어빙이 보스턴을 만나기 때문이다.


어빙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보스턴 입성 당시만 해도 큰 환영을 받았지만, 결말은 좋지 못했다. 당시 우승후보로 꼽혔던 보스턴은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고, 어빙은 2019년 FA가 돼 브루클린으로 이적했다.


보스턴 팬들에게 어빙은 분노를 자아내는 선수다. 실제로 어빙이 TD 가든을 방문할 때마다 보스턴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보내왔다. 2019년 어빙의 이적이 보스턴 팬들에게 준 상처가 큰 탓이다.


2021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어빙이 뛰던 브루클린이 보스턴을 만났을 당시에는 대형 사고도 터졌다. 보스턴 TD 가든에서 4차전이 열리던 중에 한 보스턴 팬이 어빙에게 물병을 던져 쫓겨난 것이다.


2022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는 어빙이 사고를 쳤다. TD 가든의 보스턴 팬들에게 어빙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고, 사무국은 어빙에게 5만 달러 벌금 징계를 내렸다.


2024 NBA 파이널 1차전은 보스턴의 홈인 TD 가든에서 열린다. 보스턴 팬들이 어빙에게 엄청난 야유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지 취재진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어빙은 “저는 지금 감정을 좀 더 잘 다스리거나 그것이 어떤 것인지 인식하는 것에 대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들 그걸 적대감, 증오라고 말하고 우리 선수들끼리는 '보스턴에서 지옥을 맛볼 거야'라는 이야기도 한다. 실제로 농구를 하고 코트에서 경쟁을 하는 것과 별개로 훨씬 더 현실적이고 큰 상황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빙은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을 상대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제가 중지를 들어올리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았다. 그 행동은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는 사람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어떤 방식으로든 보스턴 팬들은 어빙을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어빙을 향한 공격적인 말과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빙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난관이라고 할 수 있다.


어빙은 “저는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고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해 왔다“며 “험난한 환경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저는 그걸 기대하고 있다. 마치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처럼, 군중의 마음을 얻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제가 잘할 때 TD 가든이 조용해지는 것을 듣는 것은 정말 좋다“라고 다짐을 드러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