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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야말로 5회를 들었다 놨다 했다.

탄식에 이은 환호를 만든. 경기를 지배한 남자.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의 표정은 안도감이었다.

김도영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5회초 2실점의 출발이 된 실책을 저질렀다. 그러나 5회말 경기를 뒤집는 만루포를 날려 경기장을 뒤집어 놓았다.

4회까지 선발 캠 알드레드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5회초 선두 박동원의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렀고, 이어 안타에 이우성의 실책까지 이어지며 무사 만루의 위기가 만들어졌고, 내야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줬다. 김도영은 “실책을 하고 점수가 나는 상태까지 화나고 짜증나고 이러지 않았다“며 “이번엔 달랐다. 정신이 나간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그만큼 이번 실책에 자책을 많이 했다는 뜻.

그리고 5회말 그에게 기회가 왔다. 2사후 안타 2개에 볼넷으로 만루가 찾아온 것. 김도영은 “하늘이 만회할 기회를 주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진짜 간절하고 진짜 쳐야된다고 생각했다“라며 타석에 들어설 때의 심정을 말했다.

그는 이전 두번의 타석에서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1회말엔 1루수 플라이, 3회말엔 삼진을 당한 상황. 그래서 엔스도 소크라테스를 거르고 김도영과 상대하는 느낌이 있었다.

김도영은 “두번 타석에서 모두 직구에 대응을 전혀 못했다. 두번째 타석에선 직구 생각을 하고 들어갔는데도 늦었다“면서 “세번째 타석에선 직구에만 늦지 말자 생각하고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엔스의 초구 150㎞의 직구가 가운데 살짝 높게 들어왔다. 그리고 김도영이 친 타구는 우측으로 날아가 그랜드 슬램이 됐다.

홈런의 손맛을 느꼈을까. 김도영은 “손맛은 느끼지 못했다“며 “약간 밀린 느낌을 받았다. 사실 타구가 어디로 갔는지도 몰랐다“라고 했다. 이후 타구를 바라보고 뛰면서 한 말은 “제발“이었다고. 김도영은 “넘어가라 보다는 파울만 되지 말라는 심정이었다. 제발 제발 제발 하면서 뛰었다“라고 했다.

자신의 야구 인생 첫 만루 홈런. 올해 친 18개 홈런 중 당연히 최고의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제일 짜릿했고 기분도 좋았다“라며 웃으며 “그래도 사람 하나 죽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벌써 18개. 20홈런을 넘어 30홈런까지도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김도영은 “딱히 홈런 생각도 없고 그냥 한타석 한타석 그냥 안타치고 나가서 뛰어서 점수를 내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이렇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올해만큼은 꼭 팀이 우승하기를 바라고 있어서 그냥 팀에 보탬이 되려고만 생각한다“라고 했다.

올해 친 18개 중 정말 홈런을 노린 게 없었을까. 그는 딱 하나 있다고 했다. “10번째 홈런은 진짜 노렸다“라고 웃었다. 김도영은 4월에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작성했었다.

김도영의 만루포로 4-2로 앞서던 KIA는 8회초 오스틴에게 투런포를 맞고 4-5로 역전당했지만 8회말 최형우-나성범의 랑데뷰포로 6대5의 재역전승을 거뒀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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