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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4-1, 한때 13점 차이로 리드했던 경기를 따라잡혔다. 상대팀은 승부를 포기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선수단은 물론 사령탑 역시 참담한 심경을 숨기기 힘든 경기였다.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14-14 동점, 14-15 역전이 되는 순간 뜨거운 탄식을 토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전날 일은 잊어버리고, 이제 새 날이 밝았다. KIA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시리즈 2차전을 펼친다.

경기전 만난 이범호 감독은 “생각할게 많은 하루였다. 어제 들어가서도 많이 반성했다“면서 “지나간 경기 되짚어봤자 고민만 더 많아지고 도움될 게 없다.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챙기고 가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린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가야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5시간 20분에 걸친 긴 경기였던 만큼 선수단과 따로 미팅하는 시간은 없었다고. KIA는 이날 경기전 훈련도 자율에 맡기고, 평소보다 1시간 가량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이범호 감독은 “아시다시피 정해영도 안 좋은 상태에서 내려갔고, 전상현 최지민은 (23일)더블헤더에 너무 많이 던졌다. 네일을 최대한 길게 끌고가고자 했던게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을 수 있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다“면서 “또 결국은 필승조를 썼다. 장현식 최지민은 오늘 던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롯데랑 경기하면 뭔가 좀 잘 안풀린다. 어제 우리 타선이 좋았던 만큼 롯데 타자들도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실투가 있었겠지만, 그걸 또 다 좋은 타구로 만들어내는 건 다른 문제다. 우리 투수들이 더 집중해줘야하는 시점이다.“

실책이 겹치면서 네일이 5이닝 9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게 컸다. 이범호 감독은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이 던진 경험이 별로 없는 선수고, 이제 100이닝까지 왔으니까, 힘이 좀 떨어진 느낌이다. 한번 쉬어줄 타이밍인데, 지금 아프지도 않은 선수를 쉬게 해줄 사정이 안 된다“면서 복잡해진 머릿속을 돌아봤다. 거듭된 수비 실책이 투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 부분도 없지 않다.

30(홈런)-30(도루) 페이스의 김도영은 실책도 벌써 18개를 기록중이다. “평생 유격수만 보던 선수가 3루를 하면 낯설수도 있다. 방향도 바운드도 다르니까“라면서도 “이제 프로 3년차인데 다 적응했을 거라고 본다. 공수 모두가 완벽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하는 상황은 아니다. 실책이 나오다보니 마음이 더 조급해지는 부분도 있을 거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다“라고 돌아봤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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