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현대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의 6아웃 세이브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8회 2사에 등판하는 4아웃 세이브는 가끔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마무리 투수는 이제 9회에 나와 1이닝을 막는 것이 '국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LG 트윈스 유영찬은 그 '국룰'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막강' 불펜이 아니라서다. 8회까지 리드를 지키는게 너무 어려운 LG 불펜의 현실.

그러다보니 8회에 등판하는 일이 잦은 유영찬인데 결국 2이닝을 책임지는 사태까지 오고야 말았다.

유영찬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서 6-4로 쫓긴 8회말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구원등판해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16번의 세이브 중 5아웃(1⅔이닝) 세이브가 두번, 4아웃(1⅓이닝) 세이브를 세차례 기록했고, 1이닝 세이브를 9번, 2아웃(⅔이닝) 세이브를 한번 기록했다.

2이닝 세이브는 이번이 처음. 멀티이닝 세이브가 6번이나 돼 삼성 오승환(3번), KIA 정해영(2번, SSG 문승원(4번) 등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6-3으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지강이 불만 지르고 내려갔다. 선두 6번 이우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7번 최원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의 위기에 몰렸고, 대타 한준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점을 주고 1,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이때 염경엽 감독이 승부수를 띄워 유영찬을 조기 등판시켰다. 가장 믿는 투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유영찬은 9번 박찬호를 4구째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6-5 1점차. 1번 홍종표를 유격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 2아웃을 만든 유영찬은 소크라테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2사 1,2루에 몰렸다. 이제 유영찬과 김도영의 승부. 먼저 스트라이크 2개를 흘려보낸 김도영은 볼 2개를 잘 골라냈다. 그리고 4개 연속으로 슬라이더를 커트해 내며 끈질긴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9구째 슬라이더가 3루수앞 땅볼이 되며 이닝 종료. 유영찬이 21개의 공을 뿌려 9회 등판이 부담될 수밖에 없았다.

다행히 LG가 9회초 1점을 뽑아 7-5, 2점차로 앞서며 유영찬의 어깨를 편하게 해줬고, 유영찬은 최형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나성번에게 안타를 허용해

ㅆ지만 이우성을 유격수앞 병살타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투구수는 33개였다.

2이닝은 유영찬의 올시즌 최다 이닝 투구였고, 33개는 35개(4월 17일 잠실 롯데전)이후 두번째로 많은 투구수였다.

“어려운 경기였는데, 팀원들이 힘을 합쳐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한 유영찬은 “2이닝 세이브는 처음이었다. 2이닝을 신경쓰지 말고 던지자고 먼저 생각했고, 올라갈때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뒤에 있는 수비수들이 잘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2이닝 세이브의 공을 야수들에게 돌렸다.

구위가 좋은 직구와 슬라이더로만 승부. 유영찬은 “(박)동원이형 리드대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동원이 형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