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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많은 비가 예보돼있었던 날의 강우콜드. 콜드게임 선언이 결코 무리는 아니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가 6-0으로 앞선 7회초가 끝난 후, 우천 중단이 됐고 40분간 기다린 끝에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5회말을 지난 상황이라 정식 경기 요건이 성립됐고, 앞서고 있던 SSG의 승리로 경기는 끝이 났다.

하지만 두산 선수단은 쉽게 철수를 하지 못했다. 사실 경기를 계속 진행했어도 6점 차를 단숨에 뒤집기는 쉽지 않았던 분위기. 또 공식적인 장마 시작으로 비 예보가 일찌감치 예고돼있던 상황이라 비가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 감독은 심판진에게 설명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왜 그랬을까.

경기 중단 타이밍이 다소 애매했다. 이날 경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잠실구장에 내리는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기 시작했다. 6회에 경기가 중단됐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차라리 6회말 두산 공격까지 마친 후 경기가 끝났다면 아쉬움이 덜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하필 6회말 공격이 끝날 즈음에 빗줄기가 약간 가늘어지면서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고, 7회초 SSG 공격까지 진행됐다.

그런데 7회초 SSG의 공격 도중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다. 잠실구장에 내리는 비의 양이 중계 방송 화면상으로 보기에도 꽤 많아 보였다. 장대비를 맞으면서 경기를 계속 진행하기에는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있고, 시야 방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심판진은 7회초가 끝난 후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두산으로서는 공평한 공격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경기를 지더라도 상대 필승조를 한명 더 끌어내느냐, 아니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날 SSG 벤치는 무실점 호투 중이던 선발 투수 드류 앤더슨을 5이닝(무실점)만에 내렸다. 그리고 6회부터 필승조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6회에 조병현이 등판했고, 두산 타자들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언제 중단되나 서로 눈치 싸움을 하고 있던 와중에 7회말이 진행될 가능성이 생기자 SSG 벤치는 세번째 투수로 이로운을 올렸다. 그런데 이로운이 본격적으로 투구를 시작하기도 전에 경기가 중단됐다.

두산 입장에서는 이대로 지더라도 SSG의 필승조 투수를 한명 더 끌어내느냐 아니냐가 엄청난 차이다. 콜드게임으로 패한다고 해도 조병현과 이로운까지 최소 1이닝씩을 던진다면, 남아있는 3연전 마지막날(30일) 경기에 분명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조병현은 1이닝을 던지면서 투구수 20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산의 7회말이 무산되면서 이로운까지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반면 두산은 6실점을 기록한 선발 김동주를 무려 7이닝까지 끌면서, 지더라도 불펜 출혈은 없게 경기를 끝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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