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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안 될 때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데, 묵묵하게 이겨내더라.“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은 지난 26일과 27일 모두 홈런을 쏘아올렸다. 26일에는 두산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초구 시속 152㎞ 직구를 받아쳤다. 몸쪽 낮게 들어온 공을 걷어올렸고, 전광판 왼쪽으로 흘러나가는 장외 홈런이 됐다. 비거리는 145m가 나왔다.

노시환은 “볼이 빠르다보니 앞에서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타가 나오면 손에 맞는 감각이 없는데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 살짝 있었다. 알칸타라 공이 워낙 빠르니 반발력에 의해서 그렇게 나온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8일 NC전 이후 18일, 15경기 만엔 나온 홈런. 잠시 멈춰있던 홈런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27일에는 두산 최준호를 상대로 비거리 130m 짜리 투런 홈런을 날렸다. 노시환의 시즌 18호 홈런.

연이틀 홈런을 쏘아올린 비결에 노시환은 “시즌 시작하고 감이 좋지 않았는데 타석에서 생각을 비웠다. 생각이 많았다. 계속해서 결과가 안 나왔던 게 큰 거 같다. 홈런은 하나씩 나왔는데 타구 질이나 삼진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스스로도 공을 확인하고 치게 됐고,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서 타이밍이 늦었다. 악순환이 이어졌다“라며 “최대한 앞에서 치자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그게 좋은 결과가 됐다. 점차 좋아지는 거 같다“고 했다.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았다.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지만,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노시환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긴 했다. 그래도 중간에 빠지는 게 싫었다. 참고하다보니 며칠 지나니 괜찮아졌다“라며 “전경기 나가는 게 목표이기도 하고 수비 이닝도 가장 많이 나가고 싶다. 아직 젊기도 하고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체력적으로 괜찮고 중간에 빠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내가 중간에 빠지면 팀적으로도 경기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거 같아 계속 뛰었다“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노시환의 이런 고충을 이해했다. 김 감독은 “안 맞고 그러면서 표시를 내지 않고 있지만, 야구 선수가 자기 생각보다 안 될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묵묵하게 이겨내다가 홈런이 나오면서 편안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홈런왕에 올랐던 노시환은 올 시즌에도 꾸준하게 4번타자로 나서면서 중심타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한화의 4번타자는 노시환“이라고 거듭 믿음을 내비쳤다.

노시환은 김 감독의 믿음에 책임감으로 답했다. 노시환은 “타순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지만, 감독님께서 안 좋은 와중에도 믿어주시고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 팀의 4번타자로 한 경기 한 경기 책임감을 갖고 해야할 거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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