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6-27 12:48:0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는 홈런의 팀이었다.
지난 2021~2023시즌 3년 연속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이후 팀 홈런 1위팀도 단연 SSG다. 2021시즌에는 185홈런, 2022시즌에는 138홈런, 2023시즌에는 125홈런으로 줄곧 1위를 지켰다. 전신 SK 와이번스 왕조 시절을 포함해 꾸준히 홈런을 많이 치는 팀이었다. 팀 성적이 부진할 때도 홈런 개수만큼은 상위권이었다.
홈구장인 랜더스필드도 대표적인 타자친화형 구장이다. 지난해 랜더스필드에서는 총 141개의 홈런이 터졌다. 대전(102개), 대구(116개)를 넘은 압도적 1위다. 홈팀인 SSG는 절반을 웃도는 77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을 허용한 것에 있어서는 팀 투수력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장타자들이 심리적 편안함을 느끼는 구장이다.
상징적인 선수가 바로 최정이다. 2005년 SK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한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현역 레전드'인 최정은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보유자다. 그는 477개의 홈런을 치며 신기록 숫자를 더욱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SSG의 홈런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26일까지 팀 홈런 74개로 10개 구단 중 6위다. 이제 페넌트레이스가 절반 정도 지났고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지만, 근래 없었던 순위다. 팀 홈런 1위는 NC 다이노스로 90개, 2위는 KIA 타이거즈로 88개다. 삼성 라이온즈(85홈런)-KT 위즈(82홈런)-두산 베어스(82홈런)가 뒤를 잇고 있다. 팀내 홈런 1위는 최정으로 19개를 쳤고, 2위는 14홈런의 한유섬, 3위가 9홈런의 기예르모 에레디아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최주환도 작년 20홈런을 쳤던 타자다. 빈 자리가 아예 드러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인 에레디아도 안타를 꾸준히 잘치는 스타일이지 장타를 많이 생산하는 유형이 아니다.
이 부분이 바로 최근 SSG의 고민 지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포형 유망주의 육성이 필요하다. 청라돔으로 홈 구장을 옮긴 후의 일은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랜더스필드를 사용하는 동안은 타자친화형 홈구장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 타자들은 홈런을 많이 못 때리는데, 상대팀에게만 홈런을 많이 허용하면 '홈런 적자'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도 이 부분에 공감하며 “지금은 최정, 한유섬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포형 유망주들의 성장이 필요한게 사실이다. 또 홈 구장의 특성에 맞춰서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해나가는 고민도 분명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하지만 팀내 구성상 거포형 유망주가 많지는 않다. 첫 풀타임을 뛰면서 17~20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1루수 고명준이나, 고명준과 주전 경쟁을 펼쳤던 전의산(2022시즌 13홈런) 정도다.
올 시즌 박지환, 정준재 등 신인 선수들의 활약과 고명준의 성장 등 내야 세대 교체는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야 세대 교체에 대한 고민은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SSG다. 거포형 타자 육성과 더불어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한 대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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