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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일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루 플레이를 잘한다는 박해민이 이런 실수를 할 줄 누가 알았을까. 환희가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고, 그 분위기는 그대로 경기로 이어졌다.

LG 트윈스가 키움 히어로즈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LG는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경기서 2-1로 앞서다가 8회말 대거 3점을 내줘 2대4로 패했다.

8회초 공격에서 추가점을 뽑을 수 있었지만 박해민의 어이없는 주루사에 분위기가 꺾였고, 마운드가 8회말 키움 방망이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8회초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LG는 1-1 동점이던 5회초 박해민의 솔로포로 2-1로 역전해 앞서 나갔다. 최근 타격이 좋지 않았던 박해민이 좋은 피칭을 하던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게서 솔로포를 치며 LG에게 분위가가 상승.

LG 선발 켈리도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8회초 홈런을 쳤던 박해민이 2루수의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며 행운이 찾아온 듯 했다. 홍창기 타석에서 2루 도루까지 완벽하게 성공. 홍창기가 2루수앞 땅볼을 쳐 박해민이 3루까지 진루해 1사 3루의 추가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신민재가 초구에 스퀴즈 번트를 댔다. 박해민은 번트를 보고 홈으로 쇄도. 그런데 타구가 빨랐고 투수 주승우 정면으로 굴렀다. 주승우가 잡으려는 순간 박해민이 홈으로 뛰다가 멈췄다. 그런데 타구가 주승우의 글러브를 맞고 튀었고 박해민이 다시 홈으로 뛰었지만 주승우가 빠르게 공을 잡고 홈으로 던져 태그 아웃. 박해민이 멈추지 않고 달렸다면 충분히 세이프가 될 수 있었던 상황. 포수 김재현은 박해민이 달려 오는 줄 알고 타이밍이 늦었다고 판단해 주승우에게 1루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주승우는 박해민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보고 홈으로 토스했고 태그 아웃을 시켜 귀중한 1점을 막아냈다.

번트를 댔던 신민재는 물론 더그아웃에서 본 염경엽 감독의 표정 모두 박해민이 멈춘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했다.

주승우가 잡을 때의 타이밍은 박해민이 아웃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태그 아웃을 해야하기 때문에 박해민이 굳이 멈춰야 했는지는 의문점이 들 수 밖에 없다. 박해민으로선 아웃 타이밍이라 협살에 걸려 신민재를 2루까지 보내주려고 했을 수도 있다. 경기 초반이라면 모를까 8회초였고 스퀴즈 번트는 승부를 걸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LG로선 중간에 멈춰선 박해민의 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어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수의 점프 캐치에 잡히며 8회초가 끝.

2-1로 LG가 앞서 있었지만 분위기는 키움이 더 좋아진 상황. 그리고 키움은 바뀐 LG의 정우영을 상대로 김혜성이 유격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튀는 2루타가 나오며 더욱 상승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송성문의 동점 우전안타에 최주환의 역전 중월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순식간에 3-2가 됐다. LG는 9회초 1사 1,2루의 마지막 기회에서 대타 함창건이 2루수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2대4로 패배.

박해민이 의외의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줄 뻔했다가 오히려 자신의 장점인 주루에서의 실수로 인해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는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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