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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거듭된 판정 불만에 결국 사령탑이 폭발한 경기. 김태형 감독 퇴장 효과가 또한번 발휘됐다. 다만 승리까지 이르진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9회말 김원중의 끝내기 폭투로 6대7로 패했다.

앞선 8회초, 거듭된 불리한 판정에 불만이 쌓인 김태형 감독이 끝내 비디오판독에 따른 수비방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김태형 감독이 퇴장당한 날은 그 팀이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날 비록 롯데는 패했지만, 그에 준하는 극적인 반전도 있었다.

롯데는 6-4로 뒤진채 9회초 공격에 돌입했다. KT는 마무리 박영현이 등판했다. 박영현의 돌직구에 첫 타자 황성빈은 맥없이 삼진.

하지만 롯데는 다음 타자 고승민이 우중간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이어 손호영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 그것도 연속 타자 홈런으로 쏘아올렸다.

손호영의 홈런은 동점포이자 앞서 4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던 그의 3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연장하는 한방이었다. 연속 안타가 끊어질 위기, 가장 중요한 순간 원정팀 팬석을 뒤집어놓았다. 말그대로 '롯데시네마'였다.

이 홈런으로 손호영은 2018년 김재환(30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 부문 역대 공동 3위가 됐다. 그 위에는 1999년 박정태(31경기) 2003~2004년 박종호(39경기) 2명만 남았다. 다만 박종호는 두 시즌에 걸친 기록이기에, 단일 시즌 최고 기록인 박정태와 타이를 이루기까진 1경기, 경신하기까진 단 2경기만 남아있다. 손호영의 한걸음 한걸음은 소속팀 레전드의 기록을 깨는 도전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롯데시네마가 개봉한 순간, 바로 막을 내렸다. 롯데는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올렸지만, 첫 타자 김상수의 유격수 땅볼을 박승욱이 실책하며 불길하게 시작했다. 로하스의 2루타, 강백호의 고의4구 후 김원중의 148㎞ 직구가 폭투가 되면서 212분의 혈투가 마무리됐다.

유독 홈런이 많이 나온 이날 경기였다. 양팀 합쳐 홈런이 7개(장성우 2, 문상철, 손성빈, 오윤석, 고승민, 손호영)나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솔로홈런이었다.

이날 홈런 2개를 친 장성우는 “오랜기간 뛰어봤지만 스스로 느끼진 못한다. 다만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컨택만 제대로 되면 타구 각에 다라 잘 넘어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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