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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눈물의 이별을 했다. 이제 13억원 몸값의 책임감이 남아있다.

SSG 랜더스는 임시 대체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구단이 제안하고, 선수가 승낙하면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SSG는 시라카와와 계약 연장을 하는 대신,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와의 동행을 선택했다.

사실 엘리아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었다. 엘리아스는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133경기를 뛰었던 빅리거 출신 투수. 또 현재 몸값 차이도 엄청나다. 지난해 이미 한국 무대에서 검증을 받았고, SSG와 재계약을 하면서 인센티브 25만달러 포함 최대 100만달러(약 1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경험이 풍부한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 투수가 프로 경력이 없는 독립리그 출신 23세 일본인 투수와 거의 5대5로 표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일이었다. 엘리아스도 이런 민심을 알았는지, 재활을 마친 후 첫 퓨처스리그 등판을 앞두고 엄청난 의욕을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복귀를 하게 됐다. SSG는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선발 투수로 엘리아스를 내세우며 6주간의 부상 재활을 마치고 컴백을 알렸다.

하지만 여전히 앞으로 엘리아스가 보여줘야 할 부분들이 있다. 바로 구단이 시라카와와 비교하며 고민했던 포인트들이다. 일단 첫번째는 잦은 부상 이력. 엘리아스는 올 시즌에만 벌써 두번이나 부상을 당했다. 한번은 인천 홈 구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다 별안간 공을 밟아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고, 당시 열흘 정도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여기에 5월 중순에는 선발 등판 직전 몸을 풀다가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었다. 시라카와를 영입할 수밖에 없었던 그 부상이다. 둘 다 불의의 부상이 아닌, 갑작스런 '황당 부상'에 가깝다. 공을 잘못 밟아 발목에 무리가 오고, 몸을 풀다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것은 이제 36세인 그의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조금씩 여기저기 탈이 나기 시작한 신호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구단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투수로는 고령에 속하는 그가 또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SSG 입장에서는 엘리아스가 또 큰 부상을 당하면, 그때는 또다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시라카와와 눈물의 작별을 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교체 카드' 한장이 남아있는가, 아닌가에 따른 무게감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엘리아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팀 상황이 그에게 걸려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올 시즌 SSG의 마운드 사정을 고려하면, 반드시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엘리아스의 모습이 필요하다.

일단 의욕은 다시 충만하다. 과연 엘리아스는 '유리몸' 오명을 벗고, 13억원의 몸값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이래저래 잔인한 외국인 선수의 운명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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