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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 정말 잘했다. 네가 던지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160㎞에 도전하는 남자, 모태 슈퍼스타라 한들 이제 프로 무대 2년차 투수들 뿐이다.

스무살 풋내기에게 가슴 떨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느날 자신의 휴대폰에 걸려온 전화, '감독님' 세 글자가 떴을 때다.

1958년생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2004년 김서현의 나이 차이는 무려 46년이다. 아버지 그 이상의 차이. 휴대폰을 집어드는 김서현의 손이 떨릴 만도 하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는 2024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렸다. 김서현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투구 지도를 하는 팬미팅 행사에 나섰다. 이어 취재진과 만난 김서현은 “코칭은 처음이에요.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했습니다“라며 민망해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신다고 하니 평소보다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제가 1군 선수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다음에는 더 큰 올스타전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서현은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지난 7월 3일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등판했다. KT 위즈를 상대로 8회 등판,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0-3으로 뒤진 상황, 필승조는 아니지만 패배가 확정된 상황도 아니었다.

김서현은 “귀갓길에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오늘 정말 잘해줬다. 마운드 올라왔을 때 어떠냐' 하시길래 좀 긴장됐다고 말씀드렸죠“라며 웃었다. 김경문 감독은 '구속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 자신있게 던지면 좋겠다'며 격려했다고.

김경문 감독은 부임 직후 김서현과 식사를 함께 하는가 하면, 1군 엔트리에 올리지 않더라도 계속 1군에 동행하며 지켜보겠다는 뜻을 표했다.

“솔직히 계속 1군에 동행할 줄은 몰랐어요. 더블헤더 때문에 잠깐 올라간 거고, 바로 서산 돌아갈 줄 알았는데…'네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보여주신 관심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화는 양승관 수석코치, 양상문 투수코치를 선임하며 김경문 감독 중심의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했다.

김서현은 후반기에 대해 “떨어진 기량을 회복하고 싶다. 새로운 감독님,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투구폼은 고교 시절과 비슷하게 다시 되돌린 상황. 이또한 '네가 편한대로 던져라'라는 김경문 감독의 조언에 따른 결과다.

김서현은 “많이 헤매다가 이제 다시 정착하게 됐다. 이제 답을 찾은 느낌“이라며 “이젠 똑바로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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