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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 당일 갑작스런 선발투수 교체부터 1위팀답지 않은 실책 남발, 그리고 외인 타자의 극적인 추격포, 신예 타자의 데뷔 첫 홈런, 레전드의 마무리까지.

말 그대로 우여곡절이 가득한 경기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서 6대4,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35승(29패1무)째를 기록하며 3위 두산 베어스 추격에 나섰다. LG는 27패(38승2무)째를 기록했다.

당초 LG 최원태, 삼성 레예스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됐다. 하지만 오후 2시 30분쯤 최원태의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LG 선발투수가 김유영으로 바뀌었다.

갑작스런 선발 교체는 간혹 있는 일이지만, 오른손-왼손이 바뀌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선발투수 예고제의 특성상 사령탑과 코치진이 그 투수에 맞는 라인업 등 전략을 미리 수립하기 마련이고, 설령 투수가 바뀌더라도 손의 방향은 맞춰주는 게 관례다.

그렇기에 염경엽 LG 감독은 따로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삼성 역시 “우리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대승적 차원과 동업자 정신으로 받아들였다.

지난주 2승4패를 기록한 삼성. 2승은 모두 좌완 이승현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나왔다. 이승현은 6이닝 1실점,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팀의 보배“라며 반겼다. 내복사근 손상으로 빠진 류지혁에 대해 “이재현이 빠르면 오는 13일부터 1군에 합류한다. 1명이 오니까 또 1명이 빠진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사태 수습을 마무리지은 염경엽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는 “뚜껑이 확 열렸다“며 답답한 속내를 표출했다. 이어 최원태의 부상에 대해 “책임감이 없다. 내가 집까지 쫓아다니며 관리해줘야하나? 팀 전체에 민폐를 끼쳤다“며 보기드문 작심발언을 날렸다.

삼성은 이성규(중견수) 안주형(2루) 구자욱(좌익수) 박병호(지명타자) 김영웅(유격수) 강민호(포수) 맥키넌(1루) 윤정빈(우익수) 전병우(3루)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LG는 홍창기(우익수) 문성주(좌익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스틴(1루) 문보경(3루) 박동원(포수) 구본혁(유격수) 박해민(중견수) 신민재(2루)로 맞섰다.

1회말부터 보기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LG는 한 이닝 동안 무려 4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2점을 허용했다. 삼성 첫 타자 이성규의 뜬공 때 2루수 신민재와 우익수 홍창기가 충돌하며 공을 떨어뜨렸다. 우익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무사 2루에서 안주형의 희생번트. 투수 김유영의 송구가 멀리 빠졌고, 우익수 홍창기가 다시 뒤로 빠뜨렸다. 그 사이 안주형은 그대로 홈까지 파고들었다. 타이밍상 세이프라 망정이지, 마지막 홈송구도 어림없이 빠졌다. 실책 하나가 더 추가될 뻔했다.

그리고 2사 후 김영웅의 1루 땅볼을 오스틴이 다시 실책, 한이닝 4실책의 불명예가 완성됐다. LG 선발 김유영은 2⅔이닝 만에 2실점(무자책) 4삼진으로 역투한 뒤 교체됐다.

삼성 선발 레예스는 매회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버텼다. 3회초 신민재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홍창기-문성주의 연속 땅볼로 신민재가 홈을 밟은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그 사이 삼성은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영웅이 안타 후 2루를 훔치고, 윤정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점을 달아났다. 5회말에는 2사 1루에서 강민호의 우중간 2루타 때 1루주자 구자욱이 홈까지 내달리며 1점을 추가했다.

레예스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첫 타자 오스틴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총 99개였다. 김태훈이 후속타를 잘 끊어내 추가 실점은 없었다.

삼성은 6회말에도 1사 1,3루에서 1루주자 이성규의 2루 도루 때 LG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주자 윤정빈이 홈을 밟으며 5-1로 차이를 벌렸다. 이날 LG의 5개째 실책이었다.

하지만 1위팀의 추격은 무서웠다. 삼성은 김태훈-임창민에 이어 김재윤까지 필승조를 총동원했지만, 7회초 2사 1,2루에서 LG 오스틴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단숨에 5-4 1점차로 좁혀졌다.

삼성은 오른손 이승현에 이어 8회초 2사 1,3루에서 마무리 오승환을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오승환은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를 맞이했지만, 기어이 실점없이 틀어막았다. 이어 8회말 삼성 김동진의 쐐기포가 터졌다.

오승환은 9회초에도 2안타 1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마지막 타자 홍창기를 잡아내며 가까스로 19번째 세이브를 완성했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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