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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팀의 일원이 된 게 너무 기쁩니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 낯선 유니폼을 입고 낯선 야구장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야구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그래도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스 알드레드가 한국에서 새 가족들을 갖게 됐다. 알드레드는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알드레드는 부상으로 이탈한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밟았다.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전 데뷔전을 치렀지만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KBO리그 데뷔전이기도 했고, 관중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잠실구장 원정 경기이기도 했다.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T와의 두 번째 등판은 동료들이 알드레드를 확실히 도왔다. 3회까지 무려 9점을 내며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부담스러웠을 알드레드는 한결 가벼운 마움으로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다.

경기 후 알드레드는 수훈 선수로 인터뷰에 나섰다. 그런데 KIA 투수들은 무슨 일인지 퇴근하지 않고 알드레드의 인터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냉온수기용 대형 생수통부터 각종 음료수병들이 들려있었다. 매너 있게(?) 인터뷰 도중 난입하지는 않았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알드레드에게 달려가 물 세례를 했다. 물 낭비, 인터뷰 시 감전 등 논란도 있었지만 야구장에서는 물 세례만큼 기분 좋은 세리머니도 없다.

알드레드는 얼음물까지 맞아 덜덜 떨면서도 너무 기쁜 표정. KIA 선수들은 자신들의 우승 키가 될 수 있는 새 식구에게 진심을 다해 축하 신고식을 해준 것이다. 인상적인 건 최고참 양현종도 최전방에서 이 작전을 진두지휘했다는 것. 보통 이런 세리머니는 젊은 선수 몇몇이 하기 마련인데, KIA는 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든 투수조 선수들이 나와 마음을 나눴다.

같은 외국인 신분인 네일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물 세례에 동참했다. 그의 첫 인터뷰 장면을 '폰카'로 촬영하기도 했다. 잘 되는 집의 좋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KIA는 올시즌 개막부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알드레드는 “야구를 하며 이런 축하는 처음 받아본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됐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알드레드는 동료들의 깜짝 환영, 축하 세리머니에 “KIA가 다시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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