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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사흘 내내 울었던 것 같다.“

지난 4월 10일 광주 LG 트윈스전. 6회초 수비 때 사건이 발생했다. LG 신민재의 파울 타구를 쫓아가던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민이 3루측으로 전력질주를 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는데 펜스와 충돌한 것. 왼쪽 무릎 부상으로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었다. 다음날 1군에서 말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고 치료를 받고 다시 돌아왔다. 김선빈의 부상으로 지난 12일 1군에 올라온 박민은 공교롭게 18일 광주 LG전에 선발로 출전했고, 이번엔 건강하게 끝까지 뛰면서 자신의 데뷔 최다인 3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11대4 대승에 기여했다.

1군 콜업후 이날이 첫 선발출전. 김선빈 부상 이후 서건창이 계속 2루수로 선발출전했으나 이날은 이범호 감독이 박민을 선발 2루수로 선택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왼손인 손주영이었기 때문. 이 감독은 “박민이 손주영과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손주영 공을 경험해봤으니 만나본 적이 없는 서건창 보다는 유리할 것 같다“라고 했다. 박민은 2-0으로 앞선 2회말 2사후 첫 타석에서 2루수 내야안타를 쳐 공격 물꼬를 터 김도영의 밀어내기 볼넷 때 득점을 했다. 이어 3회말 2사 1,2루에선 우중간 2루타로 1타점. 손주영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8회말 중전안타를 추가해 자신의 첫 3안타 경기를 완성. 경기 후엔 자체 수훈 선수로 선정돼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경기후 만난 박민은 “선발로 나갈지 몰랐다“면서 “그냥 폐를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팀의 승리를 도울 수 있고 수훈 선수도 될 수 있는게 정말 기분 좋다“라고 했다.

이전에 만났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박민은 “그려졌다. 궤적이나 볼끝 같은게 기억에 남아있어서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타석에 설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 감독의 선택이 적중.

4월의 부상이 그를 눈뜨게 했다. 박민은 “엄청 후회했다. 진짜 많이 속상했다. 코치님들, 선배님들 전화오면 받자마자 울었다. 진짜 사흘 동안은 울었던 것 같다“라며 “너무 무모했고, 선수로서 진짜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플레이였다“라며 돌아봤다.

돌아와서 더 단단해졌다. 이날 2루수로서 병살 플레이도 잘 연결했고, 갑자기 튀어오른 불규칙바운드도 빠른 대처로 잡아 선행주자를 잡아내면서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병살은 (박)찬호형이 후속 플레이를 잘해주셨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겸손을 보인 박민은 “수비에 대한 자신감은 원래 가지고 있었다. 부상당하고 돌아와서는 더 차분해진 것 같고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도 즐기게 됐다. “재활할 때 삼성의 김재혁 형이 추천해준 '챔피언의 마인드'라는 책을 읽었다“는 박민은 “그 책에 야구는 플레이볼이라고 하는데 플레이라는 게 놀다, 즐기다라는 뜻이니까 야구장에서 즐겨라는 글이 와닿았다“라고 했다.

팀의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일원이 되고 싶다. “지금 팀이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해 한국시리즈 직행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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