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입단하고 첫 프로 올스타전이 이 곳이었는데….“

최정(37·SSG 랜더스)은 지난 6일 올스타전 본게임을 앞두고 '시구 및 시포 행사' 대열에 합류했다.

KBO는 이번 올스타전 시구 및 시포 컨셉을 '인천 야구의 역사'로 잡았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기념했다.

태평양 돌핀스의 첫 한국시리즈를 이끈 김동기 김경기와 20세기 마지막 20승투수 정민태가 그라운드에 섰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최정이었다. 최정은 정민태의 공을 받았다.

수원 유신고를 졸업했지만, 최정은 SK-SSG로 이어지는 '인천 야구'의 전설이 되고 있다. 2005년 SK에서 데뷔한 최정은 올해 전반까지 통산 2237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7리 479홈런 1520타점 1413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920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21개의 홈런을 때려낸 최정은 이승엽이 가지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를 넘었다.

최정의 첫 올스타전 출장은 2008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16년이 지나 다시 인천에서 올스타전이 열렸지만, 최정은 최고의 기량을 뽐내면서 베스트 선수에 선발돼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전 무대에 서게 됐다.

'문학구장' 시대는 이제 곧 역사로 사라진다. SSG는 2028년 준공 예정인 '청라돔' 이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정의 프로 첫 커리어 올스타전은 인천이었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의 마지막 올스타전에는 최정이 있게 된 셈이다.

최정은 “입단하고 처음으로 나온 프로 올스타전도 인천이었다. 문학구장의 마지막 올스타전도 나가게 됐으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인천 대표'로 시포를 한 것도 의미가 깊었다. 최정은 “영광스럽다. 김경기 코치님은 어렸을 때 많이 알려주셨던 분이다. 16년이 지났는데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을 대표한다니 연차가 많이 쌓였다는 게 실감난다“고 이야기했다.

최정은 팬투표에서 96만3312표를 받아 김영웅(삼성·109만6976표)에 밀린 2위였다. 그러나 선수단 투표에서 159표를 받아 70표를 받은 합산 점수에서 5.40점 앞서 베스트12 선수로 선발됐다.

최정은 “선수들이 많이 뽑아줘서 베스트12가 됐는데 같은 야구선수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좋았다. 내년 시즌에도 계속 잘해서 다음에는 팬투표 1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느덧 고참이 된 만큼, 올스타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보다는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최정은 “예전에 홈런공장장 분장을 한 영상이 영상에 가끔 나오는데 끝까지 못 보겠더라. 올해는 후배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끝까지 잘 구경하도록 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