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잉글랜드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겨우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잉글랜드는 26일(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로 우승 후보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으로 마감했다. 만약 최종전에서 덴마크가 승리했더라면 잉글랜드는 조 1위 자리도 빼앗길 수 있었지만, 덴마크 또한 세르비아와 비기며 겨우 자리를 지켰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포진했고 2선에는 필 포든,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가 자리했다. 중원은 데클런 라이스, 코너 갤러거가 구축했고 포백은 키어런 트리피어, 마크 게히, 존 스톤스, 카일 워커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슬로베니아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벤자민 세슈코, 안드라스 슈포라르가 투톱으로 나서고, 얀 믈라카르, 티미 엘스닉, 아담 체린, 페타르 스토야노비치가 중원을 구성했다. 수비진은 에릭 얀자, 자카 바이올, 반쟈 드르쿠시치, 얀 카르니치니크가 자리했다.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켰다.

경기는 슬로베니아의 첫 슈팅으로 공격이 시작됐다. 전반 5분 스토야노비치가 헤더로 연결한 공을 세슈코가 문전 앞에서 헤더로 마무리했지만, 픽포드에게 잡히고 말았다. 슬로베니아는 전반 19분에도 스포라르의 중거리 슛이 골대 옆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잉글랜드도 조금씩 공격을 주도했다. 해리 케인이 계속해서 슈팅을 시도했다. 케인은 전반 30분과 31분 세 차례에 걸쳐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수비에 막히거나 골키퍼에 잡히며 다소 부진한 골 결정력을 노출했다.

슬로베니아는 전반 32분 스포라르의 슈팅도 수비에 막혔고, 잉글랜드도 전반 40분 골문 바로 앞에서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의 슈팅은 골문 옆으로 향하며 땅을 쳤다. 결국 두 팀은 득점 없이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는 시작과 동시에 잉글랜드가 먼저 변화를 택했다. 코너 갤러거를 빼고 코비 마이누를 투입하며 중원에서 변화를 줬다. 잉글랜드는 후반 초반부터 득점을 위해 분전했다. 후반 6분 포든이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공을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골대를 크게 외면했다. 후반 13분 스토스의 헤더도 쉽게 잡히고 말았다.

두 팀은 후반 중반부터 공세도 점차 위협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결국 득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번 경기 무승부로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내내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꼬리표를 제거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문제들이 3경기 내내 해결되지 않았으며, 주장 해리 케인도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들과 설전을 벌인 것에 대한 증명을 하는데 실패했다.

케인은 최근 유로 2024의 부진과 함께 큰 비판에 직면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전체를 향한 비판이기도 했지만, 유독 주장이자 에이스인 케인을 향한 비판의 양이 많았다. 그는 게리 리네커, 앨런 시어러 등 대표팀 선배들까지 자신의 부진을 지적하자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난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사람들에게는 무례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은 모두 책임감이 있다. 과거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결국 잉글랜드는 국제대회에서 오랜 기간 우승이 없다. 레전드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이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라며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자신들과 레전드 선배들 모두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부진으로 다시 한번 케인은 자신에 대한 비판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