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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랄프 랑닉 감독이 맨유를 떠날 때, 그는 조롱거리였다.“

영국공영방송 BBC의 수석기자 사이먼 스톤은 2년 전인 2022년, 랑닉 당시 맨유 감독대행이 올드트라포드를 떠난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랑닉 현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1년 12월 공석이던 맨유 지휘봉을 잡아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팀을 지휘했다. 리버풀과 브라이튼을 상대로 4골차로 패하고, 마지막 10경기에서 2승에 그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건 분명했지만, 일부 선수들은 지나칠 정도로 랑닉 감독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맨유에서 '월클'로 성장해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거쳐 2021년 여름 맨유로 돌아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맨유와 이별을 앞둔 2022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감독 경력이 없는데, 어떻게 맨유를 이끌 수 있나? 난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무시했다. 2022년 5월 오스트리아 대표팀을 맡은 랑닉 감독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할 법했지만, “그걸 판단하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니“라며 웃어 넘겼다.

호날두가 무시하고, 맨유가 조롱했던 랑닉 감독은 이번 유로2024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게겐프레싱의 대가'로 불리는 랑닉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랑스에 0-1로 석패한 뒤 폴란드와 네덜란드를 각각 3-1과 3-2로 연파하며 2승1패 승점 6점으로 깜짝 조 선두를 차지했다. '우승후보' 프랑스(5점)와 '다크호스' 네덜란드(4점)을 각각 조 2위와 3위로 끌어내리는 대파란을 일으켰다.

장기 집권을 한 적이 거의 없는 랑닉 감독은 2년 넘게 오스트리아에서 집권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대표팀에 녹아냈다. 스톤 기자는 “랑닉 감독은 맨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맨유엔 심장 절개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그 말은 더 이상 자신의 실패에 대한 변명으로 들리지 않는다“며 “세월이 흘러 랑닉 감독은 웃지만, 맨유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적었다.

오스트리아는 조 1위 자격으로 16강에 올라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F조 2위와 상대할 예정인데, 튀르키예, 체코, 조지아 중 한 팀이다. F조에선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이 2전 전승, 승점 6점으로 16강 티켓을 조기에 확보했다. 튀르키예가 승점 3점으로 2위를 달리고, 3위 체코와 4위 조지아가 나란히 승점 1점씩을 따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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