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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프리킥을 맡기면 훨씬 더 많은 득점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은 2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유로 2024 16강전에서 120분 동안 결판을 내지 못하다가 승부차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포르투갈은 힘겹게 8강에 올라 프랑스와 대결한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3번 연속 선방쇼를 보인 디오구 코스타보다 화제가 된 건 역시 슈퍼스타 호날두였다. 연장 전반 호날두는 디오고 조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에 눈물을 보였다.

연장 후반이 시작하기 전에 로베르트 마르티네즈 포르투갈 감독이 선수단을 모아 지시하는데 호날두는 펑펑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배인 디오고 달롯이 호날두를 위로해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호날두는 페널티킥 실축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에서 포르투갈의 1번 키커로 나서서 제몫을 다했다.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뒤 호날두는 두 손을 모아 팬들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보내면서 고개를 숙였다. 만약 포르투갈이 8강행에 실패했다면 호날두는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호날두는 유로 시작 후 이날까지 무려 20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지난 4경기에서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무득점인 선수 중 가장 많은 슈팅을 시도한 선수다. 호날두가 노쇠화됐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 더 선은 호날두의 심각한 프리킥 능력을 비판했다. 슬로베니아전에서도 호날두는 프리킥을 전담했다. 3번 프리킥을 맡아서 1번은 골대 살짝 위로, 1번은 얀 오블락 선방에, 1번은 하늘 위로 날렸다.

더 선이 파악해본 결과 지금까지 호날두는 개인 커리어 내내 참가한 메이저 대회에서 무려 60번이나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단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성공률이 불과 1.7%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호날두의 유일한 메이저 대회 프리킥 골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스페인전에서 터졌다.

호날두는 한때 무회전 프리킥을 구사하는 최정상급 프리킥러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리오넬 메시보다도 프리킥을 훨씬 잘 넣었다. 프리킥 하이라이트도 수없이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호날두의 슈팅은 하늘 높이 날아가거나 수비벽에 걸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60번 시도해서 1골밖에 넣지 못하는 프리킥 키커는 팀을 위해서라도 킥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 포르투갈에는 브루노 페르난데스, 주앙 펠릭스, 후벵 네베스, 주앙 네베스 등 좋은 프리킥 키커가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난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골문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은 매우 득점 확률이 높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인지 1.7%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는 키커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을 위해서라도 옳은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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