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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작아 우유에 밥을 말아 먹을 때도 좌절하지 않았다. 대학교 2학년 때 꿈꾸던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햇수로 13년간 대한민국을 위해 뛰었다. A매치 136경기에 출전했다.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월드컵,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극적인 반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4강 신화로 그의 국가대표 인생은 찬란하게 막을 내렸다. 홍명보(46)의 '축구인생 1막'이었다.

세월이 흘러 '축구인생 2막'도 막을 내렸다. 그 끝은 되돌리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이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었다. 그가 받아 든 성적표는 1무2패였다. 그의 인생도 무참히 짓밟혔다. 

10년 전이었다. 2004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행정가 수업을 받았지만 2005년 뜻하지 않게 길이 엇갈렸다. 당시 A대표팀을 이끌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코치 제의를 했고, 수차례의 고사 끝에 수락했다. 그의 출사표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길이 내가 걸어야 할 길이라면 피하고 싶지는 않다. 선수 시절 쌓아놓은 명예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겠다." 2009년 감독에 선임된 그는 승승장구했다. 그 해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18년 만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선물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감독으로 첫 실패였지만, 세상은 가혹했다. 그가 쌓아 온 모든 명성은 브라질월드컵에 묻혔다.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감독의 운명을 그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브라질월드컵 후 삶이 달라졌다. 세상의 눈이 두려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자신의 축구교실 행사 인사말을 하는 것조차 용기가 나지 않았다. 12월의 '축구 산타'로 자리잡은 자선경기 개최도 한때 고민했다. 용기를 냈지만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뛰거나 벤치에 앉지 않았다. 그러나 자선경기는 세상의 소중한 등불이다. 지난해 행사의 결실이 최근 공개됐다. 1억원의 수익금을 기부했다. 소아암 환자 및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 대한장애인축구협회에 2500만원, 서울시복지재단에 2000만원, 서초구에 500만원을 전달했다. 홍명보자선경기는 2003년 시작됐다. 현재까지의 기부금만 20억2000만원이다. '12년간의 선행'이 맺은 열매다.

자선경기 뿐이 아니다. 홍명보장학재단은 매년 유망주들을 장학생으로 선발, 장학금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축구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 수비수 육성을 위해 2011년 막을 올린 '코리아 쉴드 프로젝트(KOREA SHIELD PROJECT·K.S.P)'는 벌써 8회째를 맞았다. 매년 2회씩 진행하는 K.S.P는 1박2일 동안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비수들을 대상으로 선진 수비 축구 시스템을 전수하는 프로젝트다. 제8차 K.S.P는 27일과 28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렸다. 100년이 넘는 한국 축구사에 과연 이같은 인물이 있었을까. 단언컨대 없고, 앞으로도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히 그를 휘감고 있다. 홍명보 축구인생의 3막이 과연 언제 열릴 지도 물음표다. 제8차 K.S.P에 앞서 홍 감독은 용기를 내 오랜만에 언론 앞에 섰다. '언제쯤 홍명보 축구인생의 새 막을 볼 수 있느냐'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대표팀에 오랜 시간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많이 돕지 못했다. 지금은 옆에서 어려운 곳을 도와줄 수 있어서 보람있고 또 기쁘다"며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홍 감독은 최근 조용히 대한장애인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다. 지난해 자선경기의 메시지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세상', '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이었다. 열악한 환경의 장애인 축구에 눈을 떴다. 그들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홍 감독은 여전히 젊고, 한국 축구를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 실패와 성공은 동전의 양면이다. 성공은 실패와 도전의 반석 위에서 이뤄진다. 지난 연말 K리그 한 팀에서 감독직 제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손사래를 쳤다. 쉼표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여전히 정해진 미래는 없다. 세월이 또 지날 것이다.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도 있고, 행정가로 다시 유턴할 수 있다. 

어떤 길이 됐든 이제는 브라질의 힘겨웠던 그 족쇄에서 해방됐으면 한다. 전 A대표팀 감독이라는 '공식 직함'도 떨쳐냈으면 한다.  

'축구인생 3막'에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홍명보, 그의 이름 석자는 결코 부끄럽지 않다. '레전드', 그 훈장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도전은 늘 아름답다. '레전드' 홍명보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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